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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도는 11월은 내가 군대에 막 입대해서 훈련소를 거쳐 운전병 교육을 받기 위해 강원도 홍천에서 추운 겨울을 이겨내던 때였습니다. 어느 날 아침 매일 급식으로 제공되는 우유와 빵 그리고 일주일에 두세 번씩 나오던 부식들이 중단되었다는 소식을 기관병으로부터 전해 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나라에 외환위기가 터져서 군인들부터 허리띠를 졸라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20년이 흐른 뒤 국가 부도의 날이라는 영화를 보게 됩니다.
국가 부도의 날은 실제 일어난 사건을 소재로 다룬 역사물
영화 국가 부도의 날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큰 고통을 준 IMF외환위기 사태를 여러 캐릭터의 다양한 시선으로 접근한 작품입니다. 최국희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주인공으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에 김혜수, 위기를 예견하고 금융회사에서 사표를 던지고 나와 닥대한 투자로 큰돈을 번 윤정학 역에 유아인, IMF외환위기로 인해 운영하고 있는 영세 그릇공장에 부도를 맞는 한시현의 오빠 갑수역에 허준호, 재정국 차관역에 조우진, 그리고 의외의 인물인 IMF 총재역으로 한국무대를 밟은 할리우드 유명배우인 배상 카셀 등이 출연합니다. 라인업이 역대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봉일은 IMF 외환위기 사태가 터진 1997년 11월 이후 21년이 지난 2018년 11월 28일입니다. 러닝타임 114분. 최종 동원 관객수 375375만 명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1997년 당시 대한민국이 최고의 경제 호황을 누리고 있을 때 국민들은 국가가 부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조차 생소한 상황이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크게 사태의 심각성을 흘려듣고 넘겼는데, 실제로 대그룹 회사들이 줄도산하고 중소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이 무너지면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수십만 명씩 쏟아져 나오니까 비로소 그 심각성을 모든 국민들이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경제 위기사태를 예견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은 국가 부도사태가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정부에 보고 하고 신속하게 대책회의를 소집하게 됩니다. 그리고 윤정학은 금융맨으로 일을 하다가 위기사태의 정황을 곳곳에서 포착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투자를 실행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여러 인맥을 이용하여 투자자를 끌어 모읍니다. 자영업으로 그릇공장을 꾸려나가던 갑수는 곧 대형 백화점에 자신의 그릇을 납품할 수 있는 계약을 성사하고 기뻐하고 있습니다. 그는 통화정책팀장 한시현의 친오빠이기도 합니다. 한시현의 예상이 맞다면 국가 부도사태가 일어나는 시점은 딱 일주일 남았습니다. 그녀와 그녀의 팀원들은 이를 막기 위해서 정부 담당자인 재정국 차관 조우진과 정치인들로부터 거세게 압박을 받습니다. 그리고 IMF 총재가 비밀리에 한국에 들어오게 되면서 대한민국의 위기가 시작됩니다.
세 가지 시선으로 바라본 IMF 외환 위기
영화 국가 부도의 날은 주인공인 한시현, 윤정학, 갑수 세명의 시선 통해 위기를 맞은 당시 대한민국을 충분히 묘사해내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비슷한 시선을 가진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 국가 부도의 날’ 보다 3년 정도 먼저 개봉한 영화인데 미국의 금융위기를 다룬 ’빅쇼트‘ 라는 영화입니다. 여기서도 무너지는 미국의 경제를 주인공들의 각각의 시선에서 영화를 전개해 나갔다는 점에서 흡사했던 것 같습니다. 글 다 읽으시고 아래 부분에 영화 빅쇼트 내용 참조하세요.
영화 국가 부도의 날은 우리 국민들이 믿고 발 딛고 사는 국가와 정부가 외환위기의 징조를 숨기고 방치해서 수많은 국민들이 재기가 불가능한 상태로 몰아넣었다는 것을 고발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확연히 드러나는 사실은 이런 위기 사태에 가장 힘든 사람은 영세한 그릇 공장을 운영하던 갑수였습니다. 외환 위기 사태가 발생하고 주변 사람들 자살하고 잡혀 들어가 가고 하는 것을 겪으면서 회생 불능의 상황에 처하고 정부에 대한 불신이 시작됩니다.
IMF 외환위기 발생 이유
IMF 외환위기 사태의 원인은 김영삼 정권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 당시 정부의 무지가 서민들을 궁지로 몰아넣었다는 것이 정설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박정희부터 노태우까지 군사정권의 정경유착과 금융마피아들의 자기 배 불리기 식의 경영 때문이라고 봅니다. 지금도 다를 바는 없지만 그 당시 한국의 재벌들은 군사정권과 유착되어 특혜를 받으며 회사를 성장시켰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재정적으로 부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보그룹, 대우그룹 부도, 기아, 미도파, 해태, 삼미 등 한국에서 내놓으라 하는 대기업들 연쇄적으로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한강의 기적이 무역적자로 만들어졌는데 그 적자가 쌓이고 쌓여서 무지의 김영삼 정부에서 견디다 못해 터지고 만 것입니다. 책임자들은 다 사라지고 없습니다. 남아서 고통받는 것은 국민들 뿐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악습의 굴레가 계속될까 두렵습니다. 지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이 시점에 꼭 한번 다시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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